앨리스, 체셔 고양이를 만나다
앨리스, 체셔 고양이를 만나다
앨리스는 울창한 숲속을 헤매며 길을 찾고 있었다.
나무들은 기괴한 모양으로 휘어져 있었고,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속삭이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어두운 나뭇가지 위에 한 줄기 밝은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공중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미소가 점점 선명해지더니, 두 개의 반짝이는 눈이 나타났다.
그리고 마침내, 줄무늬가 있는 털이 모습을 드러내며 체셔 고양이가 완전히 나타났다.
그리고 그 미소는 점점 얼굴이 되어 체셔 고양이가 나타났다.
"안녕, 작은 여행자. 어디로 가는 길이니?"
체셔 고양이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장난을 치려는 듯 가벼웠다.
앨리스는 깜짝 놀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당신은 누구죠? 그리고 여긴 대체 어디인가요?
저는 어디로 가야 하죠?"
그녀는 호기심과 경계심이 뒤섞인 눈빛으로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체셔 고양이는 길게 하품을 하더니 꼬리를 흔들며 말했다.
"그건 네가 어디를 가고 싶은지에 따라 다르지.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서 길을 찾는다는 건 별 의미가 없어.
왜냐고?"
그는 이빨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여기 사는 모두가 미쳤거든!"
앨리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모두가 미쳤다고요?"
그녀는 고양이의 말이 장난인지, 아니면 정말인지 알 수 없었다.
체셔 고양이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투명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꼬리가 사라지고, 점점 몸이 흐려지더니 마지막엔 얼굴과 미소만 남았다.
"물론이지. 나도 미쳤고, 너도 미쳤어.
여기에 사는 모든 이가 그래.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 있지도 않겠지."
앨리스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체셔 고양이는 느긋하게 몸을 다시 나타내며 말했다.
"자, 이제 가야 할 곳을 알려주지.
만약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모자장수와 3월 토끼를 찾아가 봐.
둘 다 정말… 특이한 친구들이지."
앨리스는 한숨을 쉬며 물었다.
"그들은 친절한가요?"
체셔 고양이는 킥킥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네가 직접 가서 판단해야지.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
지루하진 않을 거야."
그는 마지막으로 몸을 완전히 투명하게 만들며 말했다.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
행운을 빌어!"
앨리스는 사라진 체셔 고양이가 있던 나뭇가지를 한참 바라보다가,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앨리스, 트위들덤과 트위들디를 만나다
앨리스는 체셔 고양이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 숲속을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작고 둥글넓적한 두 명의 소년이 나무 아래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둘은 똑같이 생겼고, 같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왼쪽 가슴에 '트위들덤', 오른쪽 가슴에 **'트위들디'**라고 적혀 있었다. 트위들덤과 트위들디였다.
앨리스가 가까이 다가가자, 두 소년이 동시에 앞으로 한 걸음 나왔다.
"안녕, 네가 새로 온 손님이구나!"
"여긴 우리 구역이야. 그냥 지나가면 재미없을 걸!"
앨리스는 피식 웃었다. "그럼, 너희는 누구야?"
트위들덤이 말했다. "나는 트위들덤!"
트위들디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트위들디!"
둘은 서로를 가리키며 똑같이 절을 했다. 앨리스는 눈을 깜빡였다. "그런데 둘이 똑같이 생겼잖아. 어떻게 구별하지?"
트위들덤이 씩 웃었다. "못 해. 그게 재미있는 거야!"
앨리스는 목적지가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떠나려 했다. 하지만 트위들디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잠깐만! 그냥 가긴 아쉽잖아. 우리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게!"
트위들덤이 맞장구쳤다. "맞아! 이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네 모험은 완성되지 않는 거야!" 앨리스는 마지못해 그들과 함께 앉았고, 트위들덤과 트위들디는 굴뚝새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아주 이상했다. 하늘을 나는 굴뚝새와 작은 물고기가 친구가 되고, 함께 바다를 여행하지만 결국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앨리스는 이야기가 끝난 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
트위들디가 웃으며 말했다. "의미 같은 게 꼭 있어야 해? 재미있으면 되는 거지!"
트위들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상한 나라에서는 모든 게 의미가 있는 게 아니야. 때로는 그냥 즐기는 거지!" 앨리스는 쌍둥이 형제들의 말이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유쾌한 태도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길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재미있었어. 하지만 나는 계속 가야 해."
트위들덤과 트위들디는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아쉽지만, 알겠어! 대신 꼭 다시 놀러 와!"
앨리스는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했다. 그녀가 길을 따라 떠나는 동안, 뒤에서 들려오는 쌍둥이의 웃음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앨리스, 이상한 티파티가 시작되다
애벌레와의 기묘한 대화를 마친 앨리스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정원을 계속 걸어갔다. 그런데 저 멀리서 웃음소리와 찻잔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티파티? 이런 곳에서?"
궁금해진 앨리스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길게 놓인 테이블 위에는 온갖 티팟과 찻잔, 이상한 과자들이 널려 있었고, 테이블 주위에는 모자장수, 3월 토끼, 그리고 잠자는 생쥐가 앉아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너무나도 정신없었다.
엉뚱한 대화 속 티타임
앨리스가 가까이 가자마자, 모자장수가 티팟을 흔들며 소리쳤다. "자리는 없어! 자리는 없어!"
앨리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자리가 많은데? 자리가 없다니요!"
3월 토끼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야 많지. 하지만 시간이 있느냐가 문제야!"
앨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또다시 시작되는 이상한 이야기. 그래도 자리에 앉자, 모자장수가 앨리스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그런데 찻잔은 건네지 않았다.
"더 마실래?" 그가 물었다.
앨리스는 눈을 깜빡였다. "아직 한 모금도 안 마셨는데, 어떻게 더 마셔요?"
모자장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단 더 마실 수 있잖아!"
답이 없는 수수께끼
앨리스가 이 이상한 티파티의 흐름을 이해하려 애쓰는 동안, 모자장수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장난스러운 눈빛을 반짝였다.
"까마귀는 왜 책상과 비슷할까?"
앨리스는 멈칫했다. "음… 모르겠어요. 왜죠?"
모자장수는 두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 "나도 전혀 모르겠어!"
테이블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고, 앨리스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정말 이상한 티파티야."
한편, 잠자는 생쥐는 웅얼거리며 우물 속에서 살던 세 자매에 대한 이야기를 중얼거렸다. 앨리스가 더 물어보려는 순간, 모자장수가 벌떡 일어나 외쳤다. "자리 바꿀 시간이야!"
그러자 모두가 동시에 의자를 한 칸씩 옮겼고, 차와 과자들은 엉망으로 쏟아졌다.
티파티 탈출
앨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차를 충분히 마신 것 같아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드레스를 털고 떠날 준비를 했다. 모자장수는 웃으며 모자를 살짝 들어 올렸다. "언제든 다시 와! 하지만 어제도 안 되고, 내일도 안 돼. 오직 오늘만!"
고개를 저으며 자리를 떠나는 앨리스. 이 세상에서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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